피난길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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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조정은 거란의 침입을 두고 치열하게 대책을 의논하였어요. 신하들 대부분은 거란의 대군에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항복하자고 하였어요. 이때 강감찬이 홀연히 말하였어요.
“오늘의 일은 강조 때문이니 오히려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다만 적은 군사로 대항하기 어려우니, 적의 기세를 피했다가 부흥할 방도를 도모해야 합니다.”
강감찬은 현종에게 내일의 승리를 위해 피난할 것을 제안하였어요. 왕이 적에게 잡히면 전쟁은 끝나기 때문에 피난 또한 중요한 일이었어요. 현종은 강감찬의 건의에 따라 개경을 버리고 남쪽 나주로 피난을 가기로 하였어요. 남쪽으로 길을 나선지 얼마 후 개경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어요. 정말 간발의 차이였어요. 결과적으로 피난은 성공이었어요.
현종의 피난길은 정말 고난의 연속이었어요. 날씨도 추웠지만, 피난길에 오른 현종을 사람들이 반가워하지 않았어요. 왕의 재물을 노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노골적으로 왕을 무시하는 향리도 있었어요. 심지어는 현종을 해치려는 사람까지 있었어요. 다행히 용맹한 지채문 장군이 현종의 일행을 구해주곤 하였어요.
이런 가운데에서도 현종은 계속 사람을 보내 거란군과 협상을 진행하였어요. 거란군에게도 어려움이 있었어요. 거란 황제가 직접 군대를 이끌고 왔기 때문에 전쟁을 빨리 끝내고 자기 나라로 돌아가야 했거든요.
“거란군이 돌아간다면 거란까지 가서 항복하겠소!”
현종은 거란 황제에게 자신이 직접 찾아가 인사를 올리겠다고 약속하였어요. 고려 왕의 친조 약속은 거란 황제 입장에서도 전쟁을 끝낼 적당한 구실이 되었어요. 거란은 현종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물러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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