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회화

역사 속 작은 이야기: 인왕제색도에 담긴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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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제색도’에는 슬픈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어요. 이 그림은 정선이 76세 때인 1751년(영조 27)에 그려졌는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이병연이 노환으로 몸져 눕자 그를 생각하며 그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이병연이 사망하기 사흘 전까지 서울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정선이 ‘인왕제색도’를 그 무렵에 그렸다면, 이병연이 숨을 거두기 며칠 전까지 정선은 ‘인왕제색도’를 그리고 있었던 셈이지요. 그러나 정선의 간절한 바람과는 달리 이병연은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었을까요? ‘인왕제색도’의 오른쪽 윗부분에 적힌 글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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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필 인왕제색도

문화재청




이 그림의 오른쪽 상단에는 ‘辛未閏月下浣’(신미 윤월 하완)이라는 글이 적혀 있는데, 음력 1751년 윤5월 하순이라는 의미이지요. 이 무렵의 날씨를 『승정원일기』에서 확인해볼 수 있어요.


윤5월 초하루부터 18일까지 비가 오락가락하다가 19일부터 25일 아침까지 일주일 간 지루한 장맛비가 계속 내렸대요, 25일 오후가 되자 활짝 개었죠. ‘인왕제색도’는 그날 오후에 그려진 것이 아닐까요? 『영조실록』에는 29일에 정선의 친구 이병연이 세상을 떠난 사실도 기록되어 있어요.

아마도 정선은 투병 중인 친구가 날씨가 개이듯 쾌유하기를 비는 마음에서 그림을 그렸을 거예요. 그러나 정선의 바람과는 달리 친구 이병연은 ‘인왕제색도’가 그려진 얼마 후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답니다.


지금까지 조선 초에 그려진 ‘몽유도원도’부터 조선 후기의 민화에 이르기까지 주요 그림들을 살펴보았어요. 그림을 통해 화가들의 생각은 물론 당시 사회 분위기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또한 단순한 그림 한 장이 아니라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담았다는 것도 알 수 있지요? 여러분들도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가까운 미술관에서 우리 조상들이 남긴 그림들을 살펴봤으면 좋겠어요. 그림에 담긴 우리나라 역사와 예술의 다채로움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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