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시계 역할을 한 자격루
본문
정확하게 시각을 알려주던 앙부일구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어요. 햇빛이 없는 흐린 날, 비가 오는 날, 그리고 밤에는 시각을 알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조선을 세운 이성계도 해시계가 아닌 이전부터 내려오던 물시계를 만들어 한양 도성의 백성들에게 시간을 알리게 했어요. 물시계가 모든 시계의 기준 역할을 한 것이지요.
물을 같은 속도, 같은 양으로 흐르게 해 물의 양을 측정하면 물시계를 만들 수 있었어요. 하지만 물시계는 기계장치가 정밀해야 시각의 오차를 줄일 수 있었어요. 게다가 물시계를 지키는 사람이 실수를 해 시간을 알리지 않으면 도성 안의 백성들은 큰 혼란을 겪어야 했어요.
“나무 인형을 만들어 시간에 따라 스스로 알리게 하여 사람의 힘을 빌리지 않도록 하라.”
세종은 장영실에게 명하여 ‘자격루’를 만들게 했어요. 자격루란 ‘스스로 시간을 측정하여 알려주는 물시계’란 뜻을 갖고 있어요. 장영실은 일정하게 흐르는 물(1분 당 100ml)과 부력 장치, 쇠구슬, 나무인형, 종을 기계장치로 연결하여 물시계를 만들었어요.
장영실이 자동 물시계를 연구한지 꼭 10년 만에 완성한 자격루는 매우 정밀해 간의와 맞춰보면 조금도 틀리는 곳이 없었죠. 게다가 종소리가 울리면 나무인형이 시각이 쓰여 있는 패를 들고 나타나 스스로 시간을 알려주었어요. 스스로 시간을 알려주니 시계를 담당한 관리의 실수도 줄어들었죠.

자격루의 작동 원리
완성된 자격루는 경회루 남쪽의 보루각에 설치되었어요. 보루각의 자격루에서 나무인형이 종을 울리면 종소리를 들은 경회루 남문의 관리가 북을 치고, 광화문을 담당한 사람도 함께 북을 쳐 종로에 소리를 전했어요. 종로에 있던 종루(보신각)에서는 북소리를 듣고 큰 종을 쳐서 도성의 모든 백성에게 시간을 알렸어요.
밤에는 북과 징까지 울려 자세한 시간을 알려 주었고 자격루가 알려주는 시간에 따라 도성문을 열고 닫았어요. 점차 자격루는 백성들에게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표준시계로서 자리를 잡아갔어요.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