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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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소학교를 거쳐 미동보통학교를 졸업한 방정환은 선린상업학교에 입학했어요. 그러나 이듬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바람에 방정환은 정든 집을 떠나야 했어요. 그리고 물을 긷는 것은 물론 고모 집에서 밥 지을 쌀을 얻어오는 등 부모님을 도와 집안일을 도맡아 했어요.
그런데도 집안은 더욱 가난해져 도시락을 싸갈 돈조차 없어서 학교 점심시간에 혼자서 화장실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게다가 어머니마저 병을 얻어 자리에 눕는 바람에 더는 학교에 다닐 수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그만둔 방정환은 당시 우리나라를 다스리던 조선총독부의 필경사로 취직했어요. 필경사는 서류를 옮겨 적는 직업이에요. 가족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본인 밑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지요. 온종일 서류를 베껴 적고 받는 월급 대부분은 가족에게 주었어요.
힘든 생활이 이어졌지만 여러 사람을 접하고 베껴 적는 글들을 읽으며 방정환의 세상을 보는 눈은 점점 넓어졌어요. 그리하여 어려움에 처한 나라의 현실을 걱정하게 되었고, 나아가 우리 민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도 생겼어요.
이때 방정환은 천도교에 눈을 돌렸어요. 천도교는 최제우와 최시형이 만든 동학에서 비롯된 종교로 인간 존엄을 강조했어요. 방정환은 매주 천도교 회관에 나가 교리 공부에 힘썼어요.
그러던 어느 날 친분이 있던 민족운동가 권병덕이 방정환에게 충고했어요.
“여보게! 방정환군! 자네는 어찌하여 일본인을 위해 일하는가? 당장 그만두게.”
평소 뜻한 바 있던 방정환은 권병덕의 권유에 조선총독부 필경사 일을 그만두었어요. 이후 권병덕은 방정환을 천도교를 이끌던 3대 교주 손병희에게 소개했어요. 손병희는 방정환에게 천도교 본부에서 일하게 해주었어요. 방정환의 눈빛이 살아있다고 느낀 손병희는 유심히 그를 지켜보았어요. 하루는 손병희가 방정환에게 물었어요.
“자네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저는 아이들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나라가 바로 서고 나아가 독립을 하려면 이 땅의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훌륭한 생각이야. 자넨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재주가 있으니, 그 재주를 활용해서 어린아이들을 위해 할 일을 찾아보게나.”
얼마 후 손병희의 셋째 사위가 되었어요. 이후 방정환은 본격적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활동을 펼쳤어요.
1919년 3·1 운동이 일어나 곳곳에서 만세운동이 전개되었어요.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왔어요. 방정환도 함께 일하던 동료들과 거리로 나와 만세 운동을 벌였어요.

덕수궁 앞에서 만세시위를 벌이는 사람들
독립기념관
그러다 많은 사람이 일본 경찰에 의해 잡혀가거나 다치는 모습을 보았어요. 방정환은 동료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리라 다짐하고, 발행이 멈춘 채 방치되었던 조선독립신문을 생각해 냈어요. 방정환은 등사기를 구해와 만세 운동 관련 기사를 쓴 신문을 찍고, 밤에는 일일이 들고 밖으로 나가 집집마다 일일이 배달했어요. 결국 방정환은 잡혀가 고문을 받았어요. 다행히 방정환은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경찰서에서 1주일 만에 풀려나올 수 있었어요.
방정환은 일본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본 유학을 결심했어요.
‘그래. 일본으로 가자. 호랑이 굴로 들어가 보는 거야.’
1920년 일본으로 유학 간 방정환은 도요대학에서 아동 문학과 아동 심리학 등을 공부했어요. 공부하면서 어린이들에게도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유학 도중 방정환은 틈틈이 세계의 유명 동화집을 번역했어요. 방정환은 세계 각지의 이야기를 우리나라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그 결과 1922년 우리나라 최초의 동화집 『사랑의 선물』이 나왔어요. 이때부터 그는 강연을 다니며 '어린이'라는 말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방정환
국가보훈처
“아들놈, 딸년, 애새끼로 불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그 나이에 알맞은 존중받는 이름을 붙여 줍시다. 그래서 앞으로는 ‘어린이’라는 말을 사용합시다.”
방정환의 주장은 많은 사람의 호응을 받았고, ‘어린이’라는 말은 빠르게 퍼져 나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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