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개혁을 추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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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어요. 동학농민운동이 진정되지 않자, 조선 정부는 청에 군대 파병을 요청하였어요. 이를 빌미 삼아 일본도 덩달아 조선에 군대를 출동시켰지요. 일본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경복궁을 무력으로 점령하였어요.
일본의 영향력이 강화되자 고종은 김홍집을 영의정으로 임명하고, 김홍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였어요. 개혁을 담당할 기구로 군국기무처가 설치되고, 김홍집은 군국기무처 회의 총재가 되어 개혁(갑오개혁)을 시작하였어요.

대신들을 임명하는 칙령
독립기념관 제공
갑오개혁으로 관직제도가 개편되면서 김홍집은 조선의 마지막 영의정이자 최초의 총리대신이 되었어요. 그리고 박정양·김윤식·어윤중·유길준 등 온건 개화파와 젊은 개화파 지식인들이 함께 내각에 참여하였지요. 이들은 대부분 일본의 개혁을 따라해 조선도 일본처럼 부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홍집은 내각의 우두머리로 근대 국가 형성을 위해 개혁 작업을 추진하였어요. 그들은 먼저 입헌 군주제를 모범으로 삼아 왕실의 일은 궁내부라는 관청을 만들어 따로 담당하게 하고, 나라를 다스리는 업무는 의정부에서 맡아 처리하도록 하였어요.

궁내부 현판
국립중앙박물관
갑오개혁으로 왕실의 일과 나랏일이 분리되었어요. 또한 의정부 아래에는 내무아문·외무아문·탁지아문(재정 업무)·법무아문·학무아문·공무아문·군무아문·농상아문 등 8아문을 두어 각 아문의 대신이 책임감을 갖고 나랏일을 처리하도록 하였어요. 이는 왕 중심이 아닌 정치 기구 중심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근대적 정치 체제가 등장하였다는 것을 뜻해요.
김홍집 내각의 개혁 가운데 가장 큰 변화는 양인과 천민으로 나누어 차별하는 신분 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하였다는 것이에요.
그리하여 신분에 관계없이 인재를 고루 뽑겠다고 밝혔어요. 또한 공·사 노비제를 모두 없애고 노비 매매를 금지했어요. 이 같은 개혁으로 조선은 법적으로는 평등 사회로 나아가게 되었어요.
… 1. 문벌, 양반과 상인들의 등급을 없애고 귀천에 관계없이 인재를 선발하여 등용한다. 1. 문관과 무관의 높고 낮은 구별을 폐지하고 단지 품계만 따르며 서로 만나는 절차를 따로 정한다. … 1. 공노비와 사노비에 관한 법을 일체 폐지하고 사람을 사고파는 일을 금지한다. …
-『고종실록 』 31권, 고종 31년 6월 28일 계유
또한 유교적 관리를 뽑는 제도였던 과거 제도도 전격 폐지하였어요. 그리고 『논어』, 『맹자』와 같은 유교 경전이 아닌 근대적 실용 학문을 기준으로 관리를 뽑았어요. 이제 조선 왕조를 지배하였던 유학은 공식적으로 밀려나게 된 것이지요.
김홍집 내각은 조선을 근대 국가로 바꾸기 위한 여러 정책을 빠르게 펼쳐 나갔어요. 바야흐로 세상은 천지개벽하듯 바뀌고 있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일본을 등에 업고 개혁이 강제로 시행되었다는 생각에, 일반 백성들은 개혁에 냉담하다 못해 시큰둥하였어요. 하지만 조선은 갑오개혁으로 인해 근대 국가로 나아가는데 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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